누구나 첫 직장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건 ‘매뉴얼’이다. 제약회사는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표준작업지침서)가 더 익숙하다. 특히 제약회사의 품질관리 부서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실험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까지도 정해진 절차가 있을 만큼 ‘프로세스’는 이곳의 기본 언어다. 그런데 가끔, 그 절차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혹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건 그냥 건너뛰어도 괜찮은 거 아닌가요?” 하지만 그 작은 생략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한 가지 예(가정)를 들어보자. 한 신입사원이 시료 분석을 하던 중, 시약의 유효기간이 3일 남은 걸 발견했다. 절차상으로는 유효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