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QC 직무, 왜 선택하고 왜 고민하는가?
회사마다 분위기, 시스템이 다르다. 품질관리부서는 약사법을 지키고 있지만 회사마다 세부적으로 다르니 현직자에게 물어보는게 가장 정확하다. 일반적으로 큰회사가 좋긴 하다.
의약품 하나가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관문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품질관리(QC)는 마지막 관문에 가장 가까운 자리를 지키는 직무다. 제품이 생산된 후, 시중에 유통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시험 과정. 그 중심에 있는 QC는 단순히 실험을 반복하는 자리가 아니다. 제조사의 신뢰와 제품의 생명력을 입증하는 자리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동시에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다면 왜 많은 이들이 QC를 선택하고, 또 어떤 고민을 안게 되는 걸까?
1. QC 직무의 장점
1)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구조
QC는 의약품의 생산공정과 밀접하게 연관된 직무다. 실제로 제조소 내부에서, 생산직군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생산 연계 직무는 대부분의 제약사에서 기본 계약 연봉이 높게 책정된다. 특히 연말 인센티브나 실적 보너스 역시 생산성과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무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무직과 달리 포괄임금제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야근이나 주말근무 시에도 명확한 수당 산정이 이루어진다. 실제 현장에서 보면, 정시 퇴근은 어렵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은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이 QC 직무의 주요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2) 젊고 유연한 조직 문화
QC 조직은 상대적으로 젊다. 실험을 수행하는 실무진의 연령대는 대부분 20~30대 초중반으로 구성되어 있어, 의사소통이나 조직 내 문화가 비교적 수평적이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고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조직이 젊다는 건 장기적으로는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다. 40대 이후에도 시험자 역할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할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QC 인력은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시험 관리, 문서 검토, 후배 교육, 데이터 검토 등의 ‘관리직’으로 이동하게 된다. QC라는 시작점이 반드시 종착지는 아니며, 역량과 경험에 따라 QA, R&D, RA(허가), 생산기획 등 다양한 직무 전환도 가능한 구조다.
3) 의약품에 대한 실전적 지식 습득
실제로 QC는 가장 많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직무다. 실험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백 개의 의약품을 다루게 되고, 그 성분, 효능, 제형 특성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 본인이 시험했던 제품인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위탁생산(CMO)을 진행하는 제약사의 경우 타사 제품도 시험하게 되므로, ‘같은 성분, 다른 제조사’의 품질 차이까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단순히 실험기술 이상의 자산이 된다. 약에 대한 식견, 원료에 대한 안목, 산업 전반의 흐름까지 함께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4) 깨끗한 업무 환경
무엇보다도 제약회사는 법적으로 규제받는 산업이다.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라는 기준 아래, 실험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을 유지해야 하고, 실험 도구부터 가구 배치까지 꼼꼼하게 검토된다. 식약처 감사가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일상적인 실험 환경도 항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이 말은 곧, 직원이 일하는 환경 자체가 국가가 보장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뜻이다. 하루 종일 앉아서 종이 먼지와 싸우는 환경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점검된 정제수, 교정된 저울, 온도 조절된 실험실에서 ‘깨끗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가장 큰 혜택일지도 모른다
2. QC 직무의 현실과 도전
1) 잦은 야근과 작업량 폭증
QC는 생산과 함께 움직인다. 생산 일정이 촘촘하거나, 특정 제품의 수요가 급증할 때 QC의 업무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코로나 시기처럼 특정 성분이 갑작스럽게 주목받는 상황이라면, QC는 말 그대로 쉴 틈이 없다.
한 제품이 한 달에 10 Lot 이상 생산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게다가 제약회사는 단일 품목이 아닌 수백 개 품목을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물리적 업무량은 쉽게 포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시료를 한 명이 다 시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의 종류, 전처리 난이도, 데이터 정리까지 고려하면 시험 1건이 단순하지 않다. 즉, 야근은 업무 과실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 더 가깝다.
2) 교대근무 가능성 존재
특정 시험은 의약품 생산 직후, 즉시 진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미생물 시험은 생산 후 12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야간이나 새벽에도 교대근무가 필요할 수 있다. 미생물 파트에서 교대근무 비중이 높지만, 이화학 QC에서도 간혹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교대근무는 생체리듬을 깨트릴 수 있고, 생활 패턴을 제약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이 점은 입사 전 반드시 확인하고 고려할 부분이다.
3) 산업 간 이직의 어려움
제약 QC는 ‘제약산업’에 최적화된 직무다. 반면, 일반 화학회사나 전자소재, 타이어, 정밀소재 등의 품질관리와는 평가 항목, GMP 규정, 시험 프로토콜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제약 QC에서 다른 산업군으로의 이직은 쉽지 않다. 같은 QC라도 본질적인 시스템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제약 → 제약, 또는 식품, 화장품 등으로 이동이 가능하나, 이 또한 연봉 하향이나 T.O 협소 등의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결국 제약 QC는 ‘한 산업에 깊이 뿌리내리는’ 직무이며, 이점은 동시에 안정성과 제약을 함께 가진다.
QC는 단순히 실험실에서 분석하는 업무가 아니다. 제약회사의 신뢰를 지탱하고, 의약품의 생명력을 증명하는 역할이다. 높은 보상과 전문성, 젊고 활력 있는 조직문화는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야근과 업무 강도, 교대근무, 이직 제한과 같은 현실적인 요소도 분명 존재한다.
따라서 QC 직무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연봉’이나 ‘안정성’보다, 나의 커리어 방향성과 산업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내가 만드는 약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실, 그 자부심이 QC라는 직무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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