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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Branding)/스토리

마이크로피펫 볼펜X거치대는 일회용 라이터가 아니라구!

QC LAB 2025. 12. 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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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볼펜을 일회용 라이터에 비유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역시 그 말이 꽤나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디선가 빌려주고, 책상 위나 가방 속에서 사라지고, 잉크가 바닥나면 미련 없이 버려지는 존재라는 점에서 둘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흡연자들이 이야기하는 편의점 라이터의 허무함은 늘 비슷하다. 필요해서 사지만 정작 며칠 지나면 어디에 둔지도 기억나지 않고, 다시 필요할 때는 또 편의점으로 향한다. 잃어버렸는지, 누가 가져갔는지, 그게 중요한 문제조차 아니기 때문이다. 단가가 낮고, 대체재가 넘쳐나며, 특별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 볼펜

하지만 같은 라이터라도 듀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그 작은 물건 하나를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바지 주머니 깊숙이 넣어두고, 혹시나 잃어버릴까 가방 속 고정 포켓에 따로 챙겨 넣는다. 귀하게 다루는 이유는 가격 때문만이 아니라, 스스로 품고 있는 상징성과 정체성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나는 마이크로피펫 볼펜을 만들기로 결심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커피팜 QC LAB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온 굿즈는 단순한 필기구를 목표로 한 적이 없다. 전문가가 실험실에서 마이크로피펫을 사용할 때 느끼는 감각적 정체성과, 정밀한 도구에 대한 자부심을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단순한 플라스틱 필기구가 아닌, 과학자의 하루를 상징하는 오브제로 접근했고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볼펜과 거치대를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SINCE 2016 COFFEEPHARM

만약 이 제품이 일회용 라이터처럼 취급된다면 그동안 투입했던 시간, 창작 과정에서 쌓였던 에너지, 브랜드가 담고 있는 정신적인 무게까지도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단단한 동기부여가 생겼다.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품질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 무언가는 결국 사용자의 태도와 감정을 움직이는 디자인과 구조, 그리고 스토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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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거치대를 함께 제작하기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업 공간 위에서 늘 일정한 자리를 갖는 물건은 잃어버릴 확률이 낮아진다. 게다가 실험 도구의 조형에서 가져온 형태는 보는 것만으로도 정체성을 드러내고, 사용자는 그 물건을 자신의 영역 속에 놓인 하나의 상징으로 인지하기 시작한다. 마이크로피펫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은 이미 사용자의 내면에 자리한 전문성의 기억을 끌어올리고, 자연스럽게 소중함이라는 감정을 생성한다.

결국 볼펜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의 문제는 제품의 가격보다 이야기가 더 큰 영향을 준다. 일회용 라이터가 가볍게 사라지는 이유는 그 안에 남아 있을 만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듀퐁 라이터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한 금속 덩어리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담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들고 있는 마이크로피펫 볼펜이 그렇게 기억되는 존재가 된다면, 일회용 라이터와 비교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SINCE 2025 QCLAB

 

 

그래서 이 제품은 단순히 필기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전문성과 감성을 한 자리에 모아두는 오브제라는 방향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다. QC LAB과 COFFEEPHARM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신뢰성, 정교함, 그리고 실험실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을 볼펜이라는 작은 물건 안에 담아두는 작업은 결코 가벼운 일회성 시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듀퐁 같은 상징성을 가진 제품을 목표로 하는 긴 여정의 초입부에 가까웠다.

볼펜이 라이터처럼 쉽게 잃어버리는 물건이라는 인식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의 의도가 분명한 순간, 제품의 존재감은 전혀 다른 층위로 이동한다. 잃어버리면 안 되는 볼펜, 책상 위에 늘 놓여 있어야 하는 볼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오브제로 자리 잡는 볼펜. 이 방향이야말로 내가 만들고 싶은 마이크로피펫 볼펜이 향해야 할 자리라고 확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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