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주 불국사 석등에서 시작된 피펫볼펜 거치대 디자인 모티브

거치대의 형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설명하려 할 때, 2025년이라는 특정한 시점이 자연스러운 단서를 제공했다. 그해 경주는 국제적 행사의 중심지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도시의 상징을 다시 떠올렸다. 경주라는 지명은 특별한 방식으로 상상력을 움직인다. 수많은 문화재가 시간을 견디며 서 있는 곳이고, 그중에서도 불국사는 대표적인 장소로 자리 잡아 왔다. 이 이미지가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구조적 특징을 가진 오브젝트가 눈앞에 정리되었다. 그 오브젝트가 바로 석등이었다.

문제를 정의하자면, 거치대는 단순히 필기구를 세워두는 물리적 도구를 넘어서, 사용하는 사람의 정체성과 브랜드의 근원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형태여야 했다. 기능적 요구와 감성적 상징성을 하나의 구조물에 조화롭게 담아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여기서 선행지식으로 작용한 것은 석등이 지닌 조형적 구성과 그 의미였다. 석등은 위아래 비례가 명확하고, 중심 기둥이 안정감을 제공하며, 상부의 개방된 형태가 빛을 담아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수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는 시간적 상징성도 함께 작용하면서, 거치대 디자인과 일맥상통하는 특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논리적 연쇄 전개는 형태에서 기능으로 이어졌다. 석등의 기단은 거치대의 안정적 바닥으로 연결되고, 불빛을 올리던 화사석의 공간감은 볼펜을 세우는 홀의 구조로 해석되었다. 중심 기둥은 균형을 제공하는 축으로 기능했으며, 수직적 실루엣은 연구자의 작업 공간에서 차분한 존재감을 주는 구조적 미덕으로 전환되었다. 석등의 상징성이 가진 지켜온다는 의미는 실험자의 일상을 묵묵히 함께하는 도구라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었다. 실험 데이터가 쌓여 하나의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을 위한 필기도구가 놓이는 자리가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버티는 석등의 이미지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변수로 고려해야 했던 요소는 전통적 이미지를 현대적 감성으로 과도하게 왜곡하지 않고, 기능성과 미학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였다. 석등의 섬세한 장식 요소를 그대로 모사할 경우 과한 장식이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었고, 반대로 지나치게 단순화하면 본래의 영감이 희석될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형태의 기둥, 공간감, 비례감 같은 본질적 요소만 남기고, 실험실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미니멀한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방향이 유지되었다.

최종 결론을 정리하자면, 거치대의 모티브는 단순한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2025년의 시대적 배경과 경주라는 장소의 상징성, 불국사의 이미지, 석등이 지닌 시간성과 상징성, 그리고 실험자가 매일 반복하는 기록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기능적 요구가 연쇄적으로 연결되며 도출된 결과물이다. 석등은 오래된 공간을 묵묵히 지켜온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연구자의 도구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거치대의 역할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이러한 맥락적 연계성을 바탕으로 거치대의 디자인 모티브가 석등으로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