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법 밸리데이션과 베리피케이션: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의 이해
분석 데이터의 신뢰성은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보증하는 초석이 되는 거다. 특히 제약이나 식품과 같이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산업에서 분석 방법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자주 혼용되어 사용되지만, 명확히 구분해야 할 두 가지 핵심 개념이 바로 ‘밸리데이션(Validation, 방법 검증)’과 ‘베리피케이션(Verification, 검증 확인)’이다. 이 두 절차는 분석법의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지만, 그 접근 방식과 적용 범위, 그리고 규제적 의도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이 둘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접근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분석 과학자에게 필수적인 역량이 되는 거다.
밸리데이션(Validation):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증명하는 과정
방법 밸리데이션, 즉 ‘방법 검증’은 새롭게 개발되거나 크게 변경된 분석 방법이 의도된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문서화하는 과정이다. 이는 단순히 방법이 작동하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그 방법이 얼마나 정확하고, 정밀하며, 일관되게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지를 과학적 증거를 통해 입증하는 체계적인 활동인 거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의약품에서 미지의 불순물을 정량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HPLC 분석법을 개발했다면, 이 방법은 반드시 밸리데이션을 거쳐야 한다.
밸리데이션 과정은 ICH Q2(R2)나 USP <1225>와 같은 규제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다양한 성능 특성을 평가하는 것을 포함한다. 여기에는 실제 값에 얼마나 근접한지를 나타내는 정확성(Accuracy), 반복 측정 시 결과가 얼마나 일관된지를 보여주는 정밀성(Precision), 분석 대상 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특이성(Specificity), 그리고 검출 한계(Detection Limit)와 정량 한계(Quantitation Limit) 등이 포함되는 거다. 이처럼 밸리데이션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분석법의 신뢰성에 대한 집을 짓는 것과 같이, 기초부터 튼튼하게 모든 요소를 검토하고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베리피케이션(Verification): 이미 닦인 길을 내 실험실에서 확인하는 절차
반면, 베리피케이션, 즉 ‘검증 확인’은 이미 다른 곳에서 밸리데이션이 완료된, 공인된 분석 방법(예: 미국 약전(USP)에 수재된 방법)을 우리 실험실에서 처음 사용할 때, 해당 방법이 우리 실험실의 실제 사용 조건(인력, 장비, 시약 등) 하에서도 명시된 성능 기준을 만족시키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는 전체 밸리데이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방법이 우리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잘 수행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목표 지향적인 평가 활동인 거다.
USP <1226> 가이드라인에서 설명하듯이, 베리피케이션은 전체 밸리데이션의 축소판과 같다. 모든 성능 특성을 다시 평가할 필요는 없으며, 일반적으로 정확성, 정밀성, 특이성과 같은 핵심적인 몇 가지 항목에 대해서만 실험을 수행하여 기존에 확립된 성능을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 충분하다. 비유하자면, 밸리데이션이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설계하고 모든 안전 및 성능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는 과정이라면, 베리피케이션은 이미 출시된 자동차를 구매한 운전자가 실제 도로에서 운전해보며 카탈로그상의 성능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과정과 유사한 거다.
핵심 차이점: 범위, 적용, 그리고 규제적 의도
결론적으로 밸리데이션과 베리피케이션의 가장 큰 차이는 ‘새로움’과 ‘기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첫째, 범위의 차이가 있다. 밸리데이션은 분석 방법의 모든 성능 특성을 포괄적으로 평가하여 특정 목적에 대한 적합성을 ‘입증’하는 광범위한 과정이다. 반면, 베리피케이션은 이미 확립된 방법이 사전에 설정된 요구 사항을 우리 실험실 환경에서 ‘충족’하는지를 확인하는 보다 좁은 범위의 과정이 되는 거다.
둘째, 적용 시점이 다르다. 밸리데이션은 새로운 분석법을 개발하거나 기존 방법을 대대적으로 수정했을 때 수행된다. 베리피케이션은 이미 공인된 약전 시험법 등을 다른 실험실에서 도입하여 사용할 때 수행되는 절차다.
마지막으로, 규제적 의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밸리데이션은 규제 기관에 새로운 분석법의 신뢰성을 처음으로 증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베리피케이션은 규제 기관에 우리 실험실이 이미 승인된 방법을 일관되게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더불어 ‘동등성(Equivalency)’이라는 개념도 있는데, 이는 기존 표준 방법과 다른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고자 할 때, 그 새로운 방법이 표준 방법과 동등한 결과를 제공함을 비교하여 입증하는 과정이다. 이는 밸리데이션이나 베리피케이션과는 또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이처럼 밸리데이션과 베리피케이션은 분석 데이터의 품질을 보증하는 상호 보완적인 활동이다. 두 개념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분석법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적절한 절차를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데이터의 무결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제품의 품질과 환자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게 되는 거다.
USP 319_1225 Validation of Compendial Procedures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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