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장에서 ‘품질관리(QC)’는 단순히 실험실 안에서 시료를 다루는 일이 아니라, 제품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핵심 직무다. 특히 제약업계에서는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따라 모든 공정이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에, QC의 역할은 곧 회사의 신뢰와 직결된다. 하지만 이 분야에 처음 발을 들이려는 사람에게는 늘 같은 고민이 따른다. “지금 중소기업부터 들어가서 경험을 쌓는 게 나을까, 아니면 자격증을 먼저 따고 대기업을 노려야 할까?”
잡코리아의 한 게시글에는 이런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놓은 28살 취준생의 사연이 있었다. 공무원 인턴을 마친 뒤 제약회사 품질관리직으로 방향을 튼 그는, 1주일 후 중소 제약사 QC로 입사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출근을 앞두고 보니, 인터넷에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이직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넘쳐났다. 이럴 때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을까.
우선 현직자들의 의견은 명확했다. 실무 경험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한 제약 QC 2년차 현직자는 “QC는 실무 중심 직무이기 때문에, 기기 분석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스펙보다도 실제로 피펫을 잡고 시험 장비를 다뤄본 경험이 훨씬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매출 500억 원 이상, 직원 수 100~200명 규모의 중소 제약사라면 시설이 낙후돼 있더라도 GMP 시스템이 존재하므로 충분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런 경험이 훗날 중견 제약사나 상위권 기업으로의 이직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현직자는 현실적인 조언을 더했다. “제약업계는 대부분이 중견·중소기업입니다. 셀트리온 같은 상위 제약사는 예외적으로 경쟁률이 높지만, 실무 경험이 있는 지원자는 오히려 경력직 공고에 더 쉽게 합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위 제약사 채용은 한 번에 1명 내외를 뽑는 경우가 많고, ‘신입+경력 혼합’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입만으로는 기회를 잡기 어렵다. 따라서 일단 적당한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병행 지원하는 전략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자격증에 대한 의견은 의외로 냉정했다. 대부분의 현직자들이 “자격증은 면접 때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말한다. GMP 기술인 자격증이나 화공분석기사 자격이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로 합격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현장에서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은 장비 숙련도, 문서 작성 능력, 그리고 GMP 기준을 실제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경험이다. 즉, 이론보다는 실전에서의 감각이 합격의 열쇠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었다. 일부는 “처음부터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목표로 꾸준히 지원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 23년차 생산직 근무자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하며, 첫 단추를 어디서 끼우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29년차 엔지니어는 “가능하다면 공무원 같은 안정된 길도 다시 고려해보라”고 조언하며, 인생 후반부의 안정성까지 고려한 현실적인 시선을 보였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지금 무엇을 배우느냐’에 있다. 중소기업이라도 GMP 시스템이 존재하고, 시험 장비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것이 곧 자산이다. 반대로 QC와 전혀 관련이 없는 단순 보조 업무만 맡는다면, 아무리 오래 다녀도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규모보다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경험의 질이다.
현업 종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QC 직무의 세계는 ‘누가 더 오래 공부했는가’보다 ‘누가 더 현장에서 많은 데이터를 다뤄봤는가’로 평가받는다. 이직은 언제나 가능하지만, 실무 경험 없는 이직은 어렵다. 그렇기에 적당한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GMP 실무 감각을 익히고, 여유가 생길 때 자격증과 어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요약하자면, 제약 QC는 실무가 전부다. 일단 시작하고, 배우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라. GMP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손끝으로 익히는 것이다. 28살이라는 나이는 결코 늦지 않다. QC라는 직무가 가진 본질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중소기업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길이 아니라 다음 문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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