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에서 벗어나 충북 괴산군의 청정한 자연 속으로 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차창 밖으로 풍경이 고요하게 바뀐다. 탁 트인 하늘과 멀리 보이는 산자락, 그리고 낯선 듯 익숙한 시골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올갱이마을’. 딱 그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이곳은 말 그대로 ‘올갱이국’ 하나로 지역민들과 외지인 모두를 끌어들이는 작지만 강한 식당이다.

처음 이 식당을 찾은 건 우연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괴산 청천면의 느린 시골길을 따라가던 중 점심시간을 넘겨 무작정 차를 세운 것이 계기였다. 도심 속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간판과, 나무 데크로 둘러진 2층 건물의 소박한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입구에는 노란색으로 큼직하게 적힌 ‘올갱이마을’이라는 글씨와 함께 ‘올갱이요리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작게 붙어 있다. 이미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며 이곳의 인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투박하지만 정갈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벽에는 단골 손님들의 흔적처럼 보이는 싸인과 감사 글귀가 붙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주방 쪽에서 풍겨 나오는 국물 냄새가 이곳의 전문성을 말해준다. 메뉴는 단출하다. 주력은 단연 ‘올갱이국’이다. 여기에 계절에 따라 부추나 열무, 혹은 산나물 반찬이 곁들여지는데, 그 구성이 전혀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가격은 조금 비싼감이 있다. 한 그릇에 만 원이 넘지만 ㅜ, 그 가치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것을 준다.


올갱이국의 첫 숟가락을 뜨는 순간, 그 깊은 맛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맑고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국물은 잡내 없이 깔끔하며, 올갱이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혀끝에 남는다. 지역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이 집은 매일 아침 직접 올갱이를 씻고 손질하여 국물을 내는 걸로 유명하다고 한다. 시래기나 들깨를 섞지 않은 순수한 방식 그대로.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곳만의 차별점이었다.

주인장은 중년의 부부로, 수십 년간 이 마을에서 살아온 분들이라고 했다. 그들에게 이 식당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지역의 전통을 이어가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누군가는 이곳을 단순한 ‘시골밥집’이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지역 문화의 일부분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스며드는 장소다.

아마도 주말에는 대기 없이 앉기 어려운 날도 많을 것이다. 주변에 특별한 관광지가 없다 해도, 이 한 그릇만으로도 일부러 찾아올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충청도 특유의 담백하고 정직한 손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연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나는 다음에 다시 이 근방을 찾게 되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목적지로 정할 것이다. 맛은 물론이고, 기억마저도 따뜻하게 만드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올갱이 하나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다는 건 결국, 그만큼 정성과 진심이 들어갔다는 의미다.
⸻

총평 요약
• 지역 주민 추천도: 매우 높음?
• 음식 맛: 깔끔하고 깊은 맛, 특히 해장용으로 탁월, 간이 쎔
• 접근성: 차량 필요, 괴산 청천면 인근 시골길
• 분위기: 시골스러운 외관, 정겨운 내부
• 괴산에 왔으면 유명한 음식은 먹고 가야지. 올갱이 전문점에서 해장국 한그릇 추천, 재방문의사 있음.
'추천(Recommend) >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남 백호참치 스페셜코스 내돈내산 리뷰 (11) | 2025.07.28 |
---|---|
천안 신방동 삼겹살 돌판구이 “식객” 내돈내산 리뷰 (14) | 2025.07.17 |
천안 신방동 먹자골목 양화양대창 내돈내산 솔직 후기 (15) | 2025.07.16 |
샤브올데이 천안신방점 따끈한 신상 샤브집 내돈내산 후기 (46) | 2025.06.07 |
태학산 자연휴양림 근처 풍세산업단지 식당 음식점 맛집 소개 종결편 (20) | 2025.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