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신방동 삼겹살 돌판구이 “식객” 내돈내산 리뷰

천안 신방동 식객 정문


이 식당의 주력 메뉴는 단연 ‘돌판 오겹살’이다. 사람마다 고기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이곳의 오겹살은 두껍지 않고 적당히 얇아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익는 편이다. 처음 앉으면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 그것도 마치 예전에 엄마가 아궁이 앞에서 군고구마 굽듯이, 천천히 그리고 섬세하게. 고기와 함께 올라가는 두부, 김치, 콩나물은 고깃집이라기보단 반상 차림을 받은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소리 없이 익어가는 재료들, 거기서 나오는 냄새는 자연스레 입맛을 당긴다.

천안 신방동 식객 돌판
천안 신방동 식객 오겹살 익기전


돌판이라는 매체가 주는 따뜻함은 단순한 온도를 넘어선다. 한겨울 추운 날 방문했다면 이 돌판 하나가 히터보다 더 따스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근데 한여름인 요즘엔 너무 덥다…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에서 진짜 ‘반전’은 고기 다음에 나온다. 볶음밥이다. 고기 기름과 김치, 김가루를 듬뿍 넣어 볶아주는 밥은 따뜻한 돌판에서 노릇하게 구워지며, 밥이 아니라 ‘애착’이 되는 맛이다. ‘여기 볶음밥 먹으러 또 올 만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천안 신방동 식객 - 불판 온도 약해 천천히 익는다…

식당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벽에는 다소 오래된 흔적들이 남아 있고, 기름때 낀 선풍기 하나쯤은 익숙한 모습이다. 누군가는 낡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조차 정겹다. 요즘처럼 인스타용 감성 맛집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곳의 정서는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천안 신방동 식객 - 90% 익은 후 사진
천안 신방동 식객 - 추가 항정상

메뉴 & 구성
• 메인: 생오겹살, 생목살, 항정살 등의 정육류 (오겹 기준 1인분 약 15,000원)  
• 세트 구성: 버섯, 양파, 두부, 김치, 콩나물 등 돌판 위에서 볶아먹기 좋게 제공  
• 볶음밥: 마지막에 볶아주는 볶음밥(2,000원)은 양이 넉넉하고, 돌판 덕에 따끈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  


돌판에 구워 먹는 고기는 특별하고 따뜻하지만, 솔직히 말해 기름 코팅 상태나 위생에 대한 인상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돌판 아래쪽이나 가장자리에 기름 자국이 고여 있는 걸 보고 나면, “다음 테이블에도 이 기름을 쓸까?”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이런 디테일은 음식의 맛보다 오히려 더 오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돌판 온도가 약해서 고기가 굽는다는것보다 천천히 익힌다?(보온) 느리다보니 맛이 떨어진 느낌.

환기 시스템에 대한 부분도 아쉬웠다. 돌판에서 나는 연기와 고기 기름이 워낙 많다 보니, 제대로 된 환풍이 없다면 실내 공기는 금세 탁해진다. 실제로 식사 후 나와서 거울을 보면 머리카락이나 옷에 냄새가 꽤 밴 걸 확인하게 된다. 물론 고깃집에서 어느 정도의 냄새는 감수해야 하지만, 식사를 마치고 다른 약속이 있는 날이라면 그 잔향은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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