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 카페 리뷰: 오아시스80 - 이동건이 만든 감성 공간]
제주도 애월읍의 한적한 주택가, 애월로1길의 끝자락에 자리한 ‘오아시스80’은 배우 이동건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에 참여한 독립형 카페다. 기존 주택을 개조한 이 공간은 외관부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일반적인 제주 카페와는 분명히 다른 정체성을 드러낸다. '애월=인스타 핫플'이라는 공식에 기대지 않고, 공간 그 자체의 완성도와 체류 경험으로 어필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공간의 디테일이 상당히 치밀하다. 건축적으로는 동남아와 중동풍의 테마를 섞어 자연과 연결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다양한 플랜테리어, 연못, 조형물 등이 단순한 사진 명소를 넘어 감각적인 휴식 공간으로 기능한다. 실내와 외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폴딩도어, 저채도의 건축 마감재, 비정형 가구와 수공예적 소품 선택 등은 이동건이라는 인물의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메뉴에서도 이국적인 감성이 이어진다. 대표 메뉴는 터키식 샌드커피로, 고온의 모래 위에서 직접 끓이는 퍼포먼스와 함께 제공된다. 터키 전통 디저트인 카이막이나 바클라바, 피스타치오 와플, 샌드오레 등도 눈에 띈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경험’으로 재해석한 접근이다. 가격대는 비교적 합리적이며, 전반적인 맛에 있어서도 중동·동남아 지역 특유의 향신료와 단맛의 밸런스를 잘 조절해 대중적 취향과도 큰 충돌 없이 조화를 이룬다.
운영 측면에서는 ‘셀럽 사장’이라는 점을 마케팅 도구로만 활용하지 않고, 실제 공간과 서비스에 성실하게 반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동건은 종종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맞이하거나 공간 유지·관리 전반에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이름만 내건 프랜차이즈식 운영이 아닌, 진짜 ‘본인의 프로젝트’로 다가온다.
다만 단점도 있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최소 20~30분 이상의 웨이팅이 발생하고, 내부의 주문 시스템이 다소 느려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인근 주차장을 별도로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웨이팅 중에도 정원 산책이나 포토존 이용이 가능해 시간 소모에 대한 체감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총평하자면 ‘오아시스80’은 단순히 연예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아니라, 감각적 공간 구성과 독창적인 음료 구성, 그리고 기획자의 진심이 녹아든 제주형 ‘경험 콘텐츠’다. 브랜드 콘셉트를 단단히 구축하고, 제주도라는 지역성과도 잘 어우러지며, 앞으로 콘텐츠 확장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
만약 누군가 제주에서 휴식 이상의 감각적 체류 공간을 찾고 있다면, 오아시스80은 분명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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