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길, 국도를 타고 천안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향남제약공단을 지날때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유리창에 반사된 도시의 불빛들이 점점 시골길의 어둠 속으로 사라질 무렵. 커피팜 단어가 떠올랐다. 잊어먹진 않을까.. 핸드폰 메모장에 급히 적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회사에서 수많은 프로젝트와 경쟁 속에 허덕이며,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직급이 오르고 연봉이 오를수록 어쩐지 내 안의 열정은 점점 말라가는 느낌이었다. 그래,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나는 과연 ‘행복’했을까?
나는 단지 살아남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사실 처음 이런 생각을 한 건 군대에 있을 때였다. 밤하늘을 보며 다짐했던 적이 있다.
“나는 언젠가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로 전국을 누비며 진짜 나로 살아가겠다.”
그 꿈을 담아 만든 것이 바로 필심닷컴이었다. ‘필(feel&必)+심(心)’이라는 이름처럼, 감성과 마음을 담은 커뮤니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로 뛰었고, 잠도 줄이며 콘텐츠를 썼다. 그러다 실패를 맛봤다. (대학교때..)
하지만 배웠다.
완벽하지 않아도, 빈틈없이 준비하면 해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2016년, COFFEEPHARM(커피팜)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새로 기획했다.
가슴이 다시 뛴다. 예전처럼.
사람들은 내게 ‘머리가 좋은 편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도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나도 안다.
그치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하고 싶다. 미친 듯이. 그리고 할 수 있다.
“창업? 망하는 지름길이야.”
다들 말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 말 안에도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것을.
단지 준비 없이 하면 망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준비할 거다. 오늘부터, 하나씩.
COFFEEPHARM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내가 걸어온 품질관리라는 전문성과, 커피라는 일상적 매개체의 융합이다.
누군가는 ‘그게 뭐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안다.
이건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이고,
이 안에 내가 살아온 시간과 앞으로 살아갈 방향이 모두 담겨 있다는 걸.
필심닷컴, BAD BROTHERS, 그리고 이제 COFFEEPHARM&QC LAB
나는 세 번째 브랜드를 만든 셈이다.
아이디어는 돈 주고 살 수 없다.
아이디어는 경험과 열정이 빚어내는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건,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직서를 내는 그 날까지.
아니, 사직서를 내는 ‘그 날’이 내가 진짜 인생을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다.
그 날을 위해.
오늘도 나는 준비한다.
미래가 있기에 나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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