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피펫의 특징을 정했다면,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마이크로피펫 볼펜 제작기 세 번째 단계에서는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 형태로 옮기기 위한 초기 디자인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앞선 단계에서는 마이크로피펫의 모든 부분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가 보았을 때 마이크로피펫으로 인식할 수 있는 핵심적인 특징을 남겨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방향만 정해졌다고 제품의 형태가 바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훨씬 구체적인 질문에 답해야 했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을 볼펜으로 만들었을 때, 전체적인 형태는 어떻게 보여야 하는가?
어느 부분을 크게 남기고, 어느 부분을 줄여야 하는가?
손에 쥐었을 때는 일반적인 볼펜처럼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책상 위에 놓았을 때는 마이크로피펫이라는 인상이 남을 수 있는가?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품을 한 번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품의 방향을 실제 형태로 바꾸기 위한 첫 번째 기준선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예쁜 펜을 그리려고 하지 않았다.
초기 디자인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장식적인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색상이나 로고, 포장 같은 부분보다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제품의 기본 실루엣과 비례였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은 일반적인 볼펜과 형태가 다릅니다. 손으로 잡는 본체가 있고, 상부에는 마이크로피펫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가 있으며, 아래쪽으로는 길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을 볼펜에 적용하려면 단순히 길이를 줄이거나 전체 크기를 축소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의 구조는 실험을 위한 것이고, 볼펜의 구조는 필기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디자인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먼저 마이크로피펫으로 인식될 수 있는 전체적인 실루엣을 잡고, 그다음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와 비례를 고려했습니다. 이후 펜촉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휴대성과 사용성을 검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처음부터 세부 디테일을 많이 넣기보다는 큰 형태를 먼저 정리한 뒤 하나씩 기능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크기와 비례’였다.

마이크로피펫을 볼펜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크기와 비례였습니다.
마이크로피펫처럼 보이게 만들려면 어느 정도의 존재감이 있어야 하지만, 너무 크게 만들면 휴대하기 불편하고 필기용 펜으로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크기를 지나치게 줄이면 일반 볼펜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피펫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상부 형태를 강조하면, 전체 제품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손에 쥐었을 때 어색해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기 구상에서는 제품의 각 부분이 서로 어떤 비율로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계속 생각해야 했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의 인상을 남기면서도, 볼펜의 무게중심과 필기 방향을 해치지 않는 비례를 찾아야 했습니다.
이것은 그림 한 장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형태를 조금만 바꾸어도 전체 인상이 달라졌고, 연구도구처럼 보이던 디자인이 장난감처럼 보일 수도 있었으며, 반대로 너무 단순해지면 일반 문구류처럼 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았을 때와 손에 쥐었을 때가 달라야 했다.
제품 형태를 구상할 때는 단순히 정면에서 보이는 모습만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책상 위에 놓였을 때 보이는 모습과 손에 쥐었을 때의 모습은 달라야 했습니다.
마이크로피펫 볼펜은 연구자에게 형태 자체가 중요한 제품이지만, 결국 볼펜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손에 쥐었을 때는 필기 방향이 자연스러워야 하고, 특정 부분이 손바닥이나 손가락을 불편하게 누르지 않아야 합니다. 또 제품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을 때는 일반적인 원통형 볼펜과 다른 형태가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서 초기 디자인을 구상할 때는 한 방향에서만 보이는 모습보다 여러 방향에서 보았을 때도 마이크로피펫의 인상이 유지되는 구조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이 부분이 이후 제품의 입체적인 형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필기구로서의 역할을 먼저 놓치지 않아야 했다.
마이크로피펫의 외형을 살리는 것도 중요했지만, 제품의 본질은 볼펜이라는 점을 놓치면 안 되었습니다.
아무리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도 실제로 필기하기 어렵다면 제품으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초기 형태를 구상할 때는 마이크로피펫의 구조를 먼저 떠올리되, 최종 판단은 볼펜의 사용성에 두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계속 확인해야 했던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손에 쥐었을 때 지나치게 두껍거나 불편하지 않은가?
- 필기할 때 펜촉 방향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는가?
- 상부의 형태가 필기를 방해하지 않는가?
- 책상 위에 놓았을 때 쉽게 굴러가지 않는가?
- 실제 휴대가 가능한 크기와 무게인가?
초기 디자인은 아직 제조 가능한 최종 구조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 단계에서부터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 펜이라는 원칙을 적용해야 했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의 정체성과 볼펜의 기능을 동시에 잡아야 했다.
이 단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한쪽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을 강하게 보여주면 제품의 독창성은 살아나지만 사용성이 떨어질 수 있고, 볼펜의 기능만 강조하면 제품의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대신 두 요소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때 제품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을 닮은 볼펜이 아니라, 마이크로피펫의 특징을 볼펜의 구조 안에 자연스럽게 담은 제품이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라 디자인은 점점 더 단순해지는 부분과 더 분명해지는 부분으로 나뉘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은 줄이고, 형태만으로도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는 남기는 방향이었습니다.
초기 디자인에서 생긴 첫 번째 시행착오

처음부터 모든 부분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의 인상을 살리려는 생각이 강할수록, 제품이 실제 볼펜이라기보다 실험도구 모형처럼 보일 위험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필기구로서의 사용성을 우선하면, 연구자가 보았을 때 마이크로피펫이라는 인식이 약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 시행착오는 이후 디자인을 정리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제품의 독특함은 복잡한 형태를 많이 넣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특징을 정확하게 남기는 데서 나온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계속 반복한 작업은 새로운 장식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요소를 줄이고 어떤 요소를 남겨야 하는지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실제 제작을 생각하며 디자인을 구상했다.
이 시점에는 아직 3D 모델이 완성된 것도 아니고, 금형 구조가 결정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실제로 제작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디자인을 생각했습니다.
화면이나 종이 위에서는 가능해 보이는 형태라도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어려울 수 있고, 부품으로 나누기 어렵거나 조립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디자인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조형만을 추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품의 형태를 구상하면서도 나중에 부품으로 나뉠 수 있는지, 조립이 가능한지, 펜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스케치와 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 구상의 차이였습니다.
이 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완성품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초기 디자인 단계가 끝났을 때 완성된 최종 제품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은 생겼습니다.
마이크로피펫의 형태를 그대로 축소하지 않는다.
연구자가 알아볼 수 있는 실루엣은 유지한다.
실제로 필기할 수 있는 볼펜의 사용성을 우선한다.
세부 장식보다 전체 형태와 비례를 먼저 정리한다.
그리고 향후 제작을 고려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킨다.
이 기준이 정해졌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형태를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초기 구상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실제 입체 모델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머릿속의 비례와 화면 속의 형태가 실제 제품으로 보았을 때도 자연스러운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직접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경험을 먼저 생각했다.
QCLAB 마이크로피펫 볼펜은 단순히 책상 위에 놓아두는 장식품을 목표로 한 제품이 아닙니다.
손에 쥐고 필기할 수 있어야 하고, 연구자라면 제품을 보는 순간 자신의 실험실 경험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초기 디자인부터 제품을 보았을 때의 인상과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연구자가 이 펜을 사용하면서 “이건 마이크로피펫을 모티브로 만든 제품이구나”라고 알아보는 것과 동시에, 실제 필기 도구로서도 불편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이 두 가지 경험을 동시에 만들기 위해 디자인은 계속 조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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