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은 늘 책상 위 어딘가에 있다. 대부분은 여러 개를 동시에 펜꽂이에 세워두거나 컵 형태의 용기에 꽂아놓는 방식으로 정리한다. 익숙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상에서 볼펜을 사용할 때의 행동을 떠올려 보면 모순적인 순간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볼펜을 한 공간에 함께 꽂아두면서도 자주 쓰는 볼펜은 따로 빼두거나 아예 책상 위에 눕혀두곤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꺼내기 번거롭고 원하는 볼펜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자주 사용하는 필기도구는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에 있고, 손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멋진 볼펜이나 선물받은 소중한 필기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정말 그걸 다른 볼펜과 함께 펜꽂이에 아무렇게나 꽂아둘까. 대개는 그렇지 않다. 명품 볼펜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별도의 전용 케이스나 스탠드를 사용한다. 이유는 잉크 흐름 때문이 아니라 소중한 도구에 대한 존중심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어떻게 보관하는가는 그 물건을 바라보는 마음을 드러낸다.
볼펜을 꽂아두는 방식은 목적이 분명하다. 잉크가 아래쪽으로 유지되어 언제든 쓸 수 있는 상태를 만든다. 잉크는 중력의 영향을 받으므로 펜촉이 아래를 향하는 상태가 안정적이다. 그래서 펜꽂이에 세워두는 방식은 기능적으로 합리적이며 오랜 시간 동안 검증되어 왔다. 하지만 기능성만으로 모든 사용 경험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책상 위 공간 활용, 접근성, 시각적인 만족감 등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볼펜을 직관적인 위치에 걸어둘 수 있다면 어떨까. 펜을 세워 보관하는 기존의 방식은 수직적 정리다. 반면 걸어두는 방식은 시선의 높이에서 바라보는 수평적 정리다. 눈에 잘 보이고 손을 가져다 대기 쉬우며, 한 번에 필요한 볼펜을 선택할 수 있다. 볼펜이 걸려 있으면 찾는 과정이 생략된다.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시간과 동선을 줄여 주고, 책상 위 공간이 한층 깔끔하게 유지된다.
걸어두는 방식에는 또 하나의 효과가 있다. 볼펜이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오브제처럼 느껴진다. 실험실 장비가 가지는 정돈된 느낌, 필요한 도구가 지정된 위치에 정확하게 걸려 있는 모습은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도구를 단순히 실용적인 물건으로 보지 않고, 일상 속의 한 요소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변화는 분위기를 만든다. 정리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몰입감과 집중력, 사용자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심리적 환경까지 형태를 바꾼다.
커피팜 큐씨랩에서 출시 예정인 마이크로피펫 볼펜 및 거치대는 책상 위에서 흔하게 묻히는 필기구가 아닌, 사용자의 선택과 취향이 반영된 존재로 볼펜이 자리 잡는 순간 걸어두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하나의 기준이 된다. 익숙함을 넘어선 시선이 새로운 기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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