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시약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시약이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해 유효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단순히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연구의 품질을 지탱하는 기초가 된다. 유럽 의약품품질관리국(EDQM)과 OMCL 네트워크가 제시한 권고문은 상용 시약과 자체 제조 시약을 구분하여 유효 기간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권고는 실험실의 일상적인 업무와 품질 관리를 동시에 보장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누구나 따라갈 수 있는 절차와 근거를 제공한다.
상용 시약은 보통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개봉 전 유효 기간만 명확히 제시된다. 문제는 개봉 후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험실은 자체적인 판단을 통해 합리적인 개봉 후 유효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 OMCL 권고에 따르면, 제조사 정보가 없는 경우 개봉하지 않은 시약은 수령일로부터 최대 5년까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봉 순간부터는 온도, 습도, 빛, 오염 가능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순도가 높을수록 변질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예를 들어 초고순도 염류는 개봉 후 12개월 이내 사용을 권장한다. 결국 개봉 후 유효 기간은 보수적으로 설정하되, 시각적 변화가 확인되면 즉시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체 제조 시약의 경우 접근 방식이 다소 다르다. OMCL은 용액의 목적, 초기 원료의 순도, 참고 문헌, 검증 데이터 등을 종합해 유효 기간을 설정할 것을 권고한다. 사용 전에는 반드시 시각적 검사와 필요 시 추가 시험을 수행해야 한다. 버퍼 용액은 pH를 확인하고, 용량 분석용 용액은 역가를 점검하며, 지시약은 감도 시험을 해야 한다. Annex 2에서는 이런 자체 제조 시약에 대해 구체적인 권장 기간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고순도 물은 24시간 내 사용을 권장하고, 완충 용액은 보관 조건에 따라 1개월에서 2개월, EDTA 0.1M 용액은 약 7개월 반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요오드나 과망간산칼륨처럼 불안정한 용액은 1개월 내외로 짧게 설정해야 한다.
실험실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OMCL 권고문에 나온 주요 권장 기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상용 시약은 무기산·알칼리 용액의 경우 최대 36개월, 그러나 초고순도 제품은 6개월 이내로 줄여야 한다. 수산화나트륨 같은 알칼리 용액은 5개월, 과산화수소는 6개월 이내 사용을 권장한다. 유기 용매는 보통 12개월에서 36개월까지 가능하지만, LC-MS와 같은 민감한 분석에는 12개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자체 제조 시약의 경우 물은 24시간에서 최대 5일, 주사용수는 멸균 조건에서 2개월까지, 이동상은 유기 용매 비율이 50% 이상이면 6개월, 그보다 낮으면 3개월로 잡아야 한다. 완충 용액은 1개월에서 2개월, 산·알칼리 용액은 농도에 따라 1개월에서 12개월, 용량분석 표준 용액은 대체로 5개월에서 7개월 반까지 설정된다.
이 권고문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위험 분석이다. 단순히 정해진 숫자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산화 가능성, 가수분해, 광분해, 증발, 미생물 성장, pH 변화 같은 요인을 질문 형식으로 검토하고, 이를 통해 연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유효 기간을 연장하려면 과학적 데이터나 내부 검증 시험이 필요하며, 반드시 문서화되어야 한다.
결국 OMCL 권고는 두 가지 균형을 요구한다. 첫째, 분석 결과의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고, 둘째, 불필요한 폐기를 줄여 환경에 부담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유효 기간 설정은 가장 보수적인 기준을 우선 적용하되, 안전과 결과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연장도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을 따랐는지를 명확히 기록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실험실의 품질은 설명 가능한 근거에서 나오며, 그 근거가 곧 신뢰성으로 이어진다.
유효 기간을 설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 품질 확인: 사용 전에 시약 용액의 품질을 시각적으로 검사하고, 색상 변화나 침전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pH 측정(버퍼 용액)이나 역가 측정(용량 측정 용액) 등 추가적인 품질 검사를 수행해야 한다.
- 참고 자료 활용: 공정서(Pharmacopoeia), 제조사의 문서, 또는 과학 논문 등에서 제시하는 유효 기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유효 기간 연장: 위험 분석(Risk Analysis)을 수행하거나, 자체적인 검증 연구를 통해 유효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는 문서화되어야 한다.
자체 제조 시약의 유효 기간을 설정할 때는
의도된 용도, 초기 시약의 순도, 과학적 데이터, 그리고 검증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부록에는 다양한 자체 제조 시약 용액에 대한 권장 유효 기간이 제시되어 있어 실용적인 가이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문서는 시약의 유효 기간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품질과 환경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모두 고려하도록 권장한다. 불필요한 폐기는 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안전하고 결과의 유효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시약의 사용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문서는 시약의 유효 기간을 설정하는 모든 결정은 최종 분석 결과의 품질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개봉된 시약의 경우, 개봉하지 않은 시약의 유효 기간을 넘어서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하며, 만약 사용해야 한다면 타당한 과학적 근거와 위험 분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모든 과정에서 시각적 확인을 포함한 주기적인 품질 점검은 필수적이다.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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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9 - [COFFEEPHARM QCLAB ] - DIRECTOR TJ - 소개 및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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