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C 수치가 말해주는 것들 – 제조용수 속 침묵의 오염자
의약품은 결국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주사제나 점안제처럼 무균 상태를 요구하는 제품이라면, 조금의 불순물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제약업계에서는 ‘용수’ 자체를 하나의 원료처럼 다룬다. 단순히 맑고 투명한 물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는 유기물질이 존재할 수 있고, 그 유기물질은 결국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오염을 일으키거나, 의약품의 성능을 떨어뜨리거나, 심지어 알레르기 반응이나 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유기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이 바로 TOC, Total Organic Carbon, 총 유기탄소량이다.
TOC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기 오염의 흔적을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 제약용수(정제수, 주사용수, 고순도수 등)에는 미생물 수, 전기전도도, 엔도톡신 등 다양한 관리 항목이 있지만, TOC는 특히 유기 오염에만 집중된 감시자 역할을 한다. 이 수치가 높아졌다는 건, 어딘가에서 오염원이 유입되었음을 뜻한다. 배관이 오래됐거나, 탱크가 완전히 세척되지 않았거나, 필터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을 수 있다. 그 자체로 이미 위험 신호인 것이다.
‘언제 TOC가 높아졌는가’, ‘어떤 시간대에 급등이 있었는가’를 살펴보면, 시스템 어딘가에 숨어 있는 문제를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 특히 연속 생산이나 일일 사용량이 많은 설비에서는 TOC 모니터링이 단순한 품질관리 지표를 넘어 리스크 감지 센서처럼 활용된다. TOC는 침묵의 오염자를 드러낸다. 말 없는 유기물도, TOC 앞에서는 숨을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TOC는 단순히 "현재의 깨끗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GMP 기준에서는 공정 일관성(consistency)과 재현성(reproducibility)을 강조하는데, TOC는 그 일관성을 수치로 증명하는 열쇠가 된다. 즉, 제조용수가 ‘항상 같은 상태로 유지되었는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만약 월요일엔 TOC 200ppb, 수요일엔 400ppb, 금요일엔 900ppb로 요동친다면, 그건 이미 시스템이 균형을 잃었다는 신호다.
실제로 실사기관은 TOC 수치를 아주 꼼꼼히 살핀다. 단순히 ‘기준치 이하’인지가 아니라, 변동 패턴, 점검 주기, 오버된 경우의 대처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TOC 모니터링 기록은 회사의 ‘물 관리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물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회사는 의약품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무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TOC 수치는 단발성 모니터링이 아니라 주기적인 추세 관찰을 해야 한다. 그래야 오염이 일어날 조짐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둘째, TOC가 기준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즉시 원인을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배관 세척이나 필터 교체, 탱크 세정, 유입 라인 점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셋째, 이 모든 과정은 문서화되어야 한다. 실사 대응에서 "그때 조치했어요"가 아니라, "이렇게 조치했고, 기록은 여기 있습니다"가 되어야 한다.
결국 TOC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당신의 공정이 청결한가,
시스템이 안정적인가,
당신의 대응이 체계적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게 만드는 무언의 거울이다.
“우리는 물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회사입니까?”
실사관이 이 질문을 마음속에 던질 때, TOC 기록은 말없이 답해준다. 그 답이 당당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TOC를 대하는 자세부터 바뀌어야 한다.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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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9 - [COFFEEPHARM QCLAB ] - DIRECTOR TJ - 소개 및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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