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연구 장비의 형태와 구조가 눈에 자연스럽게 익는다. 특히 마이크로피펫은 연구원이라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에 쥐는 도구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이 형태를 그대로 살려 볼펜을 만든다면 어떨까.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연구원의 정체성을 담은 도구 같은 필기구 말이다.이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상상이 아니었다. 실제로 설계를 진행했고, 금형 제작까지 이어지면서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목업이 완성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였다. 이 볼펜이 실제 책상 위에서 어떤 존재감을 가지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그래서 준비한 것이 전용 거치대였다. 일반 볼펜은 보통 눕혀 놓거나 펜꽂이에 꽂는다. 하지만 마이크로피펫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