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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관리(Quality Control)/약품분석학

의약품 분석, 정확성과 정밀성 이해하기

QC LAB 2025. 10. 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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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법의 검증(validation)은 단순히 실험의 반복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분석 결과의 신뢰성과 과학적 타당성을 보증하기 위한 국제적 표준이다. 의약품을 사람에게 사용하는 모든 과정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며, 이를 위해 분석법 자체가 정확히 작동하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필요성은 Human Use를 위한 Pharmaceuticals의 등록을 위한 기술적 요구사항의 국제적 조화를 담당하는 기구, 즉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nternational Council for Harmonisation of Technical Requirements for Pharmaceuticals for Human Use, ICH)에 의해 명확히 제시되었다.

ICH는 199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설립되었다. 당시 유럽연합(EU), 일본, 미국의 규제기관과 제약산업 협회 대표들이 모여 각국의 의약품 규제 기준을 조화시키기 위한 협의체로 출발했다. 설립 목적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통일이 아니라, 전 세계 의약품 개발과 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중복 시험과 규제 차이를 줄이고, 인류 보건의 향상에 기여하는 데 있었다.

ICH는 제약 품질관리의 다양한 영역 중에서도 분석법 밸리데이션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했다. 이는 분석 과정의 객관성과 일관성을 확보하여, 어느 나라에서 개발된 의약품이든 동일한 기준으로 품질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분석법 검증이 명시된 ICH Q2(R1) 가이드라인은 분석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검증 항목과 평가 방법을 세분화하였다.

의약품 품질분석, 정확성과 정밀성 이해하기

의약품 분석은 단순히 성분의 유무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품질을 수치로 입증하는 정밀한 과학의 영역이다. 우리가 손에 쥔 약 한 알에는 수많은 질문이 숨어 있다. 표시된 주성분이 정확히 들어 있는가, 불순물은 존재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 약의 안정성과 유효기간은 신뢰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분석 화학이며, 그 신뢰성을 보장하는 체계가 품질관리의 핵심이 된다.

분석의 품질은 명확한 기준 아래 관리되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정확성과 정밀성이라는 두 개의 축이 자리한다. 이 둘은 서로 닮아 있지만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는 의약품 허가를 위한 기술문서(CTD) 내에서 분석법 밸리데이션(validation)을 필수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성분 함량 시험, 불순물 정량 시험, 확인 시험 등은 모두 이 두 개념을 토대로 분석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분석 오차의 이해, 네 명의 학생이 보여준 실험의 차이

분석 결과가 불완전한 이유는 단순한 실수 때문만은 아니다. 분석 오차는 본질적으로 세 가지로 구분된다. 시료를 쏟거나 장비가 고장 나는 등의 명백한 과대 오차(Gross error), 일정한 방향으로 결과를 왜곡하는 계통 오차(Systematic error),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변동으로 인한 우발 오차(Random error)가 그것이다.

이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파라세타몰 정제의 함량을 측정한 네 명의 학생을 가정해보자. 참값이 100%일 때 이들이 얻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 학생 1: 99.5%, 99.9%, 100.2%, 99.4%, 100.5%
  • 학생 2: 95.6%, 96.1%, 95.2%, 95.1%, 96.1%
  • 학생 3: 93.5%, 98.3%, 92.5%, 102.5%, 97.6%
  • 학생 4: 94.4%, 100.2%, 104.5%, 97.4%, 102.1%

학생 1의 결과는 참값에 가깝고 분포도 밀집되어 있다. 이는 정확하고 정밀한 이상적인 결과다. 학생 2는 결과가 일정하게 모여 있으나 참값에서 벗어나 있다. 정밀하지만 부정확한 경우로, 분석 과정에 계통 오차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반면 학생 3은 산포가 크고 참값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 부정확하고 정밀하지 않은 전형적인 실패 사례다. 학생 4는 결과가 흩어져 있지만 평균값이 우연히 참값에 가까운 형태로, 정확하지만 정밀하지 않은 결과로 분류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참값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정밀한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반복 실험과 장비 교정, 조건 최적화를 통해 계통 오차를 제거함으로써 정확성을 확보하는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Diagrammatic representation of accuracy and precision for analysis of paracetamol in tablet 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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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성의 수학적 해석과 밸리데이션의 세 단계

정밀성은 수치로 표현될 수 있다.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s)는 각 측정값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평균값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나타내면 상대표준편차(RSD)가 된다. RSD는 단위에 관계없이 정밀도를 비교할 수 있어 분석법 검증에서 자주 활용된다.

X는 산술평균, xi는 개개의 값, n은 측정 수를 의미

ICH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분석법의 정밀성은 세 가지 수준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ICH 가이드라인은 정밀성 평가를 세 단계로 구분한다.
첫째, 동일한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여 얻은 반복성(Repeatability).
둘째, 같은 실험실 내에서 분석자나 날짜, 장비가 바뀌었을 때의 실험실 내 정밀성(Intermediate precision).
셋째, 다른 실험실 간 결과의 일치성을 평가하는 재현성(Reproducibility).

정확성은 공인된 표준품의 분석 결과와 비교하거나, 위약에 정확한 양의 주성분을 첨가하여 회수율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검증된다. 제형화된 의약품의 경우 이러한 회수 시험이 분석법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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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와 오차의 축적,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의 관리

분석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모든 절차는 표준작업수순서(SOP)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 SOP는 시료 채취부터 시약 조제, 장비 세팅, 분석 절차, 데이터 처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명확히 규정한다. 그러나 절차를 따른다고 해서 오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리기구는 제조 공정상 미세한 허용 오차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A등급 5 mL 피펫의 허용 오차는 ±0.3%, 100 mL 부피 플라스크는 ±0.08% 수준이다. 이러한 작은 오차들이 여러 단계의 희석 과정에서 중첩되면 복합 우발 오차(Compound random error)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500 mL 플라스크(±0.05), 100 mL 플라스크(±0.08), 5 mL 피펫(±0.3)을 함께 사용할 경우 복합 오차는 약 0.31%로 계산된다. 흥미롭게도 전체 오차는 개별 오차 중 가장 큰 항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려면 가장 취약한 단계의 오차원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

단순히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거나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는 문제가 아니다. 오차의 본질을 이해하고, 정확성과 정밀성의 균형을 유지하며, 검증된 절차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과학적 태도가 핵심이다. 결과를 보고할 때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유효숫자를 올바르게 표기해야 하며, 이는 숫자 뒤에 숨은 과학적 겸손을 의미한다.

의약품 품질분석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과업이다. 분석 데이터의 한 자리 숫자에도 품질관리자의 양심이 담겨 있다. COFFEEPHARM QC LAB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정확성과 정밀성 사이의 미묘한 줄다리기 속에서, 과학적 근거와 신뢰를 쌓는 일. 그것이 품질을 수호하는 진정한 분석가의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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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PHARM QC LAB에서는 이러한 ICH의 원칙을 커피 분석에도 응용하고 있다. 커피의 향미 성분, 카페인 함량, 추출 효율을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동일한 밸리데이션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감각적 품질이 아닌 과학적 데이터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결국 의약품에서 비롯된 품질검증의 철학은 커피 한 잔의 정밀한 데이터 관리로 이어지며, 이것이 COFFEEPHARM QC LAB이 추구하는 과학 기반 품질관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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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에도 믿음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 있는가. 예쁜 카페, 감성적인 분위기, 고급 원두라는 말은 흔하다. 하지만 정말 이 커피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고, 내가 마신 이 맛이 다음에 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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