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볼펜을 일회용 라이터에 비유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역시 그 말이 꽤나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디선가 빌려주고, 책상 위나 가방 속에서 사라지고, 잉크가 바닥나면 미련 없이 버려지는 존재라는 점에서 둘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흡연자들이 이야기하는 편의점 라이터의 허무함은 늘 비슷하다. 필요해서 사지만 정작 며칠 지나면 어디에 둔지도 기억나지 않고, 다시 필요할 때는 또 편의점으로 향한다. 잃어버렸는지, 누가 가져갔는지, 그게 중요한 문제조차 아니기 때문이다. 단가가 낮고, 대체재가 넘쳐나며, 특별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라이터라도 듀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그 작은 물건 하나를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바지 주머니 깊숙이 넣어두고, 혹시나 잃어버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