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실제로 제품화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단계가 있다. 예를들어,
아이디어 도출 - 상품 기획 - 디자인 설계- 디자인목업 - 사출설계 - 워킹목업 - 금형 - 사출 - 조립 - 포장 - 물류
단계로 보면 중간 단계이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실제로 많은 금액이 필요한 단계가 기다리고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단계가 사출 설계라는 사실이 요즘 머릿속을 계속 무겁게 누르고 있다. 이 단계는 결국 양산을 전제로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금형 비용부터 시제품 검증, 사출 테스트까지 모든 것이 비용과 직결된다. 현실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나 자신에게 있다. 나는 기업도 아니고 투자도 받은 상태가 아니다. 오롯이 개인으로서, 내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 하나만 들고 이 과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래서 부담이 큰 게 너무 당연한 상황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회사의 개발팀이나 디자이너, 엔지니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일정도 분담되고 리스크도 분산된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단계를 혼자서 결정하고, 판단하고, 감당해야 한다. 사출 설계에서 0.1mm의 두께를 조정하는 일마저도 내 판단 하나가 제품의 완성도와 금형 수정 비용을 결정한다. 이 과정은 긴장감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작은 실수 하나가 금형을 다시 뜨는 비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그 순간 나에게 돌아오는 부담은 온전히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체념의 표현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구조가 나를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제품 하나에 담긴 집중도가 높아지게 만든다. 개인이 아이디어 하나로 제품을 만든다는 건 결국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사출 설계 단계에서 지나치게 위험한 부분은 없는지, 구조적으로 취약한 포인트는 없는지, 금형 제작 이후 문제없이 양산 가능한지 하루에도 몇 번씩 체크한다. 이 과정은 경험으로 쌓인 감각과 기술적 판단이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부담이 큰 만큼, 제품이 완성되었을 때의 의미는 더 커질 것이다. 나는 내 아이디어가 단순한 스케치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형태로 탄생하는 과정을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지금의 금전적 부담이나 절차적 어려움도 결국 전체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필수적인 경로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이 양산을 목표로 제품을 만든다는 건 위험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가는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성장의 속도도 빠르고, 완성된 제품에 대한 애착도 누구보다 깊어진다.
지금의 나는 사출 설계 단계에서 생기는 부담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과정이야말로 내 아이디어가 현실로 옮겨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비용이 크고 책임이 무겁더라도, 결국 이 선택을 한 사람은 나 자신이고, 완성된 제품을 손에 쥐는 순간 지금의 고민들이 의미 있는 과정으로 남을 것이다.

볼펜과 거치대를 한 번에 런칭하는 계획을 계속 고민하다 보니, 현실적인 부담과 시장 흐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에 자연스럽게 도달했다. 그래서 요즘 나는 볼펜을 먼저 출시하고, 그다음에 거치대를 후속 제품으로 내는 전략이 오히려 더 단단한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금형과 사출 비용을 직접 계산해보면 부담이 적지 않은데, 두 제품을 동시에 진행하면 초반 투자 규모가 과도하게 커진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를 탄탄하게 쌓아가는 과정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볼펜은 단독 제품으로도 충분히 힘이 있다. 실험실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서인지 마이크로피펫 특유의 클릭감과 손맛을 일상 속에서 재현하고 싶은 생각이 항상 마음 한 켠에 남아 있었고, 이번 프로젝트는 그 감각을 제품에 담아낸 시도였다. 그래서 볼펜 하나만으로도 연구자나 실험실 종사자는 물론, 이 감성을 좋아하는 일반 사용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기구는 누구나 쓰는 제품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고, SNS나 블로그에서도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브랜드가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먼저 볼펜으로 시장에 자리를 잡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또 하나 크게 느끼는 부분은 소비자 행동 패턴이다. 볼펜이 먼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 자연스럽게 거치대를 원하는 사용자층이 생긴다. 실제로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마음에 드는 볼펜을 쓰다 보면 책상 위에서 그 볼펜을 더 예쁘게 보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특히 내가 구상한 거치대처럼 실험실 감성을 가득 담은 구조물이라면 더더욱 그런 욕구가 생긴다. 거치대가 최대 6개를 꽂을 수 있는 형태라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빈 자리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작동할 수밖에 없다. 이런 수집심리는 실제 판매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한다.

무엇보다 순차 런칭 전략은 브랜드를 더 오래,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두 제품을 한 번에 내면 관심이 한 번에 쏟아졌다가 금방 잦아들 수 있지만, 볼펜을 먼저 출시하고 이후에 거치대를 공개하면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브랜드가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이 나에게도 안정감을 주고, 사용자에게도 신뢰감을 준다.
그래서 지금의 결론은 명확하다. 볼펜을 먼저 런칭하고, 브랜드 첫 아이덴티티를 시장에 확실히 심은 뒤, 거치대를 후속으로 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선택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볼펜이 브랜드의 시작점이 되고, 거치대가 그 시작점을 더욱 단단하고 아름답게 완성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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