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앞에 설치되었던 조형물은 당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다. 낯설고 기묘한 모습은 대중에게 저승사자를 떠올리게 했고, 국가기관의 상징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언론은 비판적인 기사들을 쏟아냈고, 시민들은 불편하다는 의견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 작품은 세워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철거되었고, 사건은 하나의 공공미술 논란으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11년이 지난 지금, 같은 작품을 다시 소환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시대를 앞서간 전위적 표현이 낯섦으로만 받아들여졌다면, 이제는 현대 미디어 아트의 맥락 속에서 충분히 이해되고 재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작품 자체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시대와 대중의 감수성 속에서 의미를 얻는다. 세종청사 조형물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대중에게 생경하고 불쾌한 충격으로만 다가왔지만, 지금은 카데헌과 같은 새로운 시각 예술과 비교되며 오히려 독창성이 인정받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가 예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진화했고, 대중이 낯섦을 수용하는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졌기 때문이다. 같은 작품이라도 시대의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사건은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커피팜의 창업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커피팜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제약회사의 품질관리 개념을 커피에 접목시킨 독특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10년 넘게 품질관리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커피에도 제약 수준의 표준화와 검증 체계를 적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처음 제시되었을 때, 주위의 반응은 대체로 의아함이었다. 커피라는 일상적인 음료에 왜 그렇게까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냐는 반문이 잦았다. 사람들에게는 너무 낯설고 과한 접근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커피팜은 흔들리지 않았다. 좋은 원두와 완성도 있는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장부터 로스팅, 추출, 위생 관리까지 전 과정이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은 제약회사의 GMP 개념과 연결되었고, 커피를 단순히 기호품이 아니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또한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간 아이디어였다. 시장이 즉각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점차 커피 소비의 질적 성숙이 이루어지면서 점점 더 공감대를 얻기 시작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타이밍이다. 예술이든 브랜드든, 아무리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 해도 사회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저 낯설고 불편한 존재로 치부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묵묵히 버티며 시대가 변하기를 기다릴 수 있다면, 언젠가 그 의미는 새롭게 조명된다. 세종청사 조형물이 저승사자라는 오명을 벗고 카데헌의 언어 속에서 다시 발견되듯, 커피팜의 실험 또한 이제야 이해받을 준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우리의 삶 전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누군가의 도전은 처음에는 외면받거나 실패로 기록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도전이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시간은 결국 그것을 증명해준다. 실패가 단순히 끝이 아니라 미래의 밑거름이 되는 순간은 언제나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조급함이 아니라 긴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의 낯섦과 고립이 훗날의 인정과 환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선구적인 시도의 본질이다.
세종청사 조형물의 운명과 커피팜의 창업 여정은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해 있지만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창성은 초기에는 오해와 조롱을 받기 쉽다. 하지만 그 오해가 작품이나 브랜드의 가치를 지워버리지는 못한다. 오히려 시대가 변화할 때마다 새롭게 읽히고, 다시 불려 나오는 기회를 얻게 된다.
결국 이 사례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타이밍을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작품도, 브랜드도,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외면이 영원한 실패가 아니며, 언젠가 시대는 다시 손을 내민다. 커피팜은 그 사실을 믿으며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그 길은, 세종청사 조형물이 재발견된 것처럼 시대와 함께 걷게 될 것이다.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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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에도 믿음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 있는가. 예쁜 카페, 감성적인 분위기, 고급 원두라는 말은 흔하다. 하지만 정말 이 커피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고, 내가 마신 이 맛이 다음에 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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