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불순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료의약품을 합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반응성 화학물질, 시약, 용매, 촉매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고, 합성 이후에도 외부 요인에 의해 의약품이 분해되면서 새로운 불순물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에서는 불순물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그 안전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특히 불순물이 DNA에 영향을 주어 돌연변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즉 변이원성(genotoxicity/mutagenicity)을 평가하는 과정은 의약품 안전성 평가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QSAR((Quantitative) 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입니다.

의약품 불순물과 유전독성 평가
의약품 불순물에 대해서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가이드라인과 국내 의약품 관련 규정에 따라 안전성을 평가하게 됩니다.
특히 변이원성 불순물의 경우 단순히 불순물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물질이 유전독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문헌 및 데이터베이스 검색
- QSAR를 이용한 예측
- 복귀돌연변이시험(Ames test) 등 직접적인 시험
실제 평가에서는 이 세 가지 방법이 서로 독립적으로 사용된다기보다, 확보할 수 있는 정보에 따라 서로 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존 데이터
불순물의 유전독성을 평가할 때 무조건 QSAR부터 실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해당 물질에 대한 기존 정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약품 합성에 사용되는 시약이나 출발물질의 경우 이미 독성시험 결과가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련 문헌이나 독성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해당 물질의 유전독성 및 발암성 시험 결과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적인 접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신뢰할 만한 시험 결과가 존재한다면 해당 자료가 중요한 평가 근거가 됩니다.
문헌과 데이터베이스 검색만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음 단계로 QSAR 예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QSAR는 불순물의 변이원성을 예측하는 도구
QSAR는 화학물질의 구조와 생물학적 활성 또는 독성 사이의 관계를 이용해 특정 물질의 특성을 예측하는 방법입니다.
의약품 불순물 평가에서는 특히 복귀돌연변이시험과 관련된 변이원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하나의 QSAR 모델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인 두 종류의 예측 방법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 두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1. 전문가 경험 규칙 기반 모델
독성학적 지식과 전문가의 판단을 바탕으로 특정 화학구조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structural alert(경고구조)를 탐색하는 방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정 구조가 유전독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 해당 구조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여 변이원성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2. 통계 기반 모델
통계적 방법이나 패턴 인식, 머신러닝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화학구조와 시험 결과 사이의 관계를 학습하고 새로운 물질의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전문가 규칙 기반 모델과 통계 기반 모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두 가지 결과를 함께 확인하면 평가의 근거를 보다 넓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QSAR 결과가 서로 다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 QSAR 평가에서는 항상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두 모델을 사용했을 때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양성 / 양성
- 음성 / 음성
- 양성 / 음성
- 양성 또는 음성 / 예측 결과 없음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면 양성 두 개가 나오면 유전독성, 음성 두 개가 나오면 비유전독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평가에서는 단순히 프로그램의 결과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양성/음성처럼 결과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해당 예측이 왜 나왔는지 확인하고, 모델의 적용범위와 구조적 특징, 기존 실험자료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즉, QSAR 결과를 해석하는 전문가 검토 과정이 중요합니다.
프로그램을 계속 추가하면 더 정확해질까?
QSAR 결과가 서로 다르다고 해서 프로그램을 계속 추가하여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A 프로그램에서 양성, B 프로그램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C, D, E, F 프로그램을 계속 추가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비교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추가 모델을 사용한다면 왜 해당 모델을 추가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와 설명이 필요합니다.
특히 단순히 유전독성 경고구조를 하나라도 찾아내기 위해 여러 QSAR 모델을 무작정 추가하는 접근은 피해야 합니다.
QSAR는 결과의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모델을 선택하고 그 결과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QSAR 결과를 신뢰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5가지
QSAR를 규제 또는 의약품 평가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예측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OECD에서는 QSAR 시스템의 밸리데이션을 위해 다음과 같은 5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평가항목이 명확해야 한다
먼저 무엇을 예측하는 모델인지 명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변이원성을 평가하려는 경우 해당 QSAR 모델이 실제로 변이원성 또는 관련 endpoint를 예측하도록 개발된 모델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② 알고리즘이 명확해야 한다
QSAR 모델이 어떤 방식으로 예측을 수행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전문가 경험 규칙 기반인지, 통계 기반인지, 또는 혼합형 모델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측 결과가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③ 적용범위가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QSAR 평가에서 특히 중요한 개념이 Applicability Domain(적용가능 화학물질 범주)입니다.
모든 QSAR 모델이 모든 화학물질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신뢰성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해당 모델이 어떤 종류의 화학물질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QSAR 결과를 해석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입니다.
④ 적합도·완건성·예측성을 확인해야 한다
QSAR 모델이 데이터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 조건이 일부 변경되었을 때 결과가 지나치게 달라지지 않는지,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서도 예측이 가능한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 밸리데이션과 외부 밸리데이션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모델이 기존 데이터를 잘 설명하는 것과 새로운 물질을 잘 예측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⑤ 가능하다면 작용기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 결과가 단순히 숫자나 양성·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물리화학적·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더욱 유용합니다.
특히 구조적 경고가 발견된 경우 해당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독성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결과 해석에 도움이 됩니다.
의약품 불순물 평가에서 QSAR의 위치
QSAR는 의약품 불순물의 유전독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QSAR가 실험시험을 완전히 대신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존 문헌과 데이터베이스에서 충분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면 그 자료를 먼저 활용할 수 있고, 실험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 QSAR를 통해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QSAR 결과에 대한 확증이 필요한 경우에는 복귀돌연변이시험(Ames test)과 같은 직접적인 시험을 추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QSAR에서 유전독성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적절하게 수행된 복귀돌연변이시험에서 음성 결과가 확인된다면, QSAR에 기반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험 결과가 양성이라면 위해평가와 적절한 관리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QSAR 결과의 해석'
의약품 불순물의 유전독성 평가에서 QSAR를 활용하는 목적은 단순히 프로그램에서 Positive 또는 Negative라는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왜 나왔는지, 그리고 해당 결과를 실제 평가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QSAR 평가를 수행할 때는 최소한 다음 내용을 함께 기록하고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용한 QSAR 프로그램의 명칭
- 프로그램의 버전
- 사용한 모델
- 예측 결과
- Structural Alert 여부
- Applicability Domain
- 기존 문헌 및 데이터베이스 정보
- 다른 QSAR 모델의 결과
- 결과에 대한 전문가 검토
- 필요한 경우 추가 시험자료
이러한 정보가 함께 갖춰져야 QSAR 예측 결과를 보다 객관적인 평가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약품 불순물의 유전독성 평가는 문헌 및 데이터베이스 검색 → QSAR 예측 → 전문가 검토 → 필요한 경우 직접시험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합니다.
특히 QSAR를 활용할 때는 하나의 프로그램 결과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서로 보완적인 예측 모델을 활용하면서 Applicability Domain과 모델의 신뢰성, 구조적 근거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QSAR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개수가 아닙니다.
어떤 모델을 선택했는지, 그 모델이 해당 불순물에 적합한지, 그리고 예측 결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QSAR는 의약품 불순물의 유전독성을 효율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과학적 도구이자 실험시험을 보완하는 평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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