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피펫 볼펜을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정말 많은 일을 직접 했다.
제품 기획부터 시작해서,
디자인을 확인하고,
샘플을 보고,
포장재를 찾아보고,
제품 촬영을 하고,
사진을 보정하고,
상세페이지를 만들고,
쇼핑몰을 만들고,
판매 준비까지.
처음에는 이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어차피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고,
내가 원하는 방향이 명확했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것보다 내가 직접 하는 게 빠르기도 했다.
"이건 이렇게 하고 싶은데요."
라고 설명하는 시간에 내가 직접 해버리는 게 편했다.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했다.
그런데 제품이 실제 양산 단계로 들어가면서부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1인 회사라서 뭐든 해야 한다.
1인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정말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대표이기도 하고,
기획자이기도 하고,
디자이너이기도 하고,
마케터이기도 하고,
촬영 담당자이기도 하고,
CS 담당자이기도 하다.
제품을 만들 때는 생산관리까지 해야 하고,
판매를 시작하면 주문과 배송도 신경 써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과정이 재미있었다.
내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제품 촬영과 상세페이지를 직접 만들면서 시간이 정말 많이 들어갔다.
사진 하나 찍는 것도 그냥 카메라를 들고 찍으면 끝나는 게 아니었다.
제품 위치를 잡고,
조명을 바꾸고,
각도를 바꾸고,
사진을 확인하고,
다시 찍고,
보정하고,
상세페이지에 넣고,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확인한다.
한 장을 만드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
전문가가 괜히 전문가인 게 아니다.

이번에 직접 해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다.
전문가가 괜히 전문가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하게 구현하고 싶어서 직접 했지만,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라면 하루 만에 끝낼 일을,
나는 며칠씩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처음이니까 직접 해볼 필요도 있었다.
어떤 사진이 필요한지,
상세페이지는 어떤 구조가 좋은지,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직접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정도 알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 회사가 커지고 제품이 늘어난다면 이런 업무는 전문가에게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괜히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직접 해보니까 더 잘 알겠다.
그런데 왜 직접 했을까?
사실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1인 회사에서 모든 업무를 외주로 맡기기에는 부담이 있다.
특히 처음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또 하나.
돈을 지불했는데 결과물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면 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이 정도면 됐지."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기준과 결과물이 다르면 계속 신경이 쓰인다.
결국
"그냥 내가 하고 말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이것도 내가 직접 일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외주 비용이 아까워서 직접 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결과를 검수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대표님이 해주신 말
거래처 대표님과 이야기하면서 이런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다 이렇게 시작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조금 생각하게 됐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시스템화해서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대표가 직접 하고,
하나씩 경험하고,
어떤 일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알게 되고,
그다음에 하나씩 맡기고,
사람을 채용하고,
회사의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
결국 성장이라는 게 그런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미처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일이 됐다.

처음에는 사업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제품을 만들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취미처럼 즐겁게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취미와 일의 경계가 사라졌다.
밤늦게까지 사진을 찍고,
상세페이지를 만들고,
제품을 확인하고,
메일을 보내고,
제작 업체와 연락하고,
다음날 할 일을 정리한다.
분명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에는 그냥 일이 되어 있었다.
어렵고, 힘들고, 피곤하다.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도 제품이 하나씩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 다시 힘이 생긴다.
이제는 양산이 시작됐다.
어찌어찌 여기까지 왔다.
제품을 준비하는 단계를 지나 이제는 실제 양산이 시작됐다.
그런데 끝난 게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 수도 있다.
제품을 만들어 놓았으니 판매해야 하고,
영업도 해야 하고,
거래처도 찾아야 하고,
문의가 들어오면 답변해야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해야 한다.
결국 앞으로는 영업과 CS까지 직접 해야 한다.
내가 이걸 다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상황에서 이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방법이 없다.
해야 한다.
싫은 소리를 듣는 것도 사업의 일부겠지...
사실 이것도 걱정된다.
고객에게 싫은 소리를 듣는 것.
제품에 대한 불만을 듣는 것.
배송이 늦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를 지적받는 것.
혼자 사업을 하면 이런 것들이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할 사람이 있지만,
1인 회사에서는 결국 내가 받아야 한다.
그래서 조금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겪어봐야 할 것 같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으니까.
실수도 해보고,
문제도 해결해보고,
고객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 과정에서 하나씩 배워가는 수밖에 없다.
결국 사업도 경험치가 쌓이는 일
생각해보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처음이다.
제품을 직접 기획하는 것도 처음이고,
양산하는 것도 처음이고,
쇼핑몰을 만드는 것도 처음이고,
제품 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이고,
상세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처음이고,
직접 영업하는 것도 처음이고,
CS를 하는 것도 처음이다.
그러니까 지금 서툰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중요한 건 하나씩 해보면서 다음에는 조금 더 잘하는 것 아닐까.
이번에 직접 제품 촬영을 해봤으니 다음 제품에서는 촬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더 알게 될 것이고,
상세페이지를 만들어봤으니 다음에는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영업을 해보고,
거래처를 만나보고,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음 제품을 만들 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해보려고 한다.
힘들다고 멈출 수도 있고,
부족하다고 미룰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결국 하나씩 해왔다.
완벽하지 않아도 만들었고,
어려워도 해결했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냈다.
이제는 영업도 해보고,
CS도 해보고,
고객에게 싫은 소리도 한번 들어보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하나씩 경험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 내가 직접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이건 전문가에게 맡겨야겠다."
"이건 직원이 해야겠다."
"이건 시스템으로 만들어야겠다."
라는 판단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처음부터 큰 회사를 만들 수는 없으니까.
지금은 작은 회사의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해보고,
부딪혀보고,
배우고,
조금씩 성장하는 수밖에 없다.
어렵다.
힘들다.
그래도 해야 한다.
성장해야 하니까.
그리고 성공하고 싶으니까.
마이크로피펫 볼펜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품 하나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사업을 직접 배워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제품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이 제품을 세상에 제대로 알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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