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LC 분석에서 이동상 보관 문제는 단순히 용액을 얼마나 오래 둘 수 있는가를 넘어, 실험실 품질관리 체계의 성숙도를 드러내는 중요한 지점이다. 메탄올이나 아세토니트릴 같은 유기 용매는 미생물 성장 위험이 낮아 상대적으로 긴 보관이 가능하지만, 공기 중 수분 흡수나 불순물 유입에 의해 순도가 흔들릴 수 있다. 반면, 수성 이동상이나 완충액 기반 용액은 며칠만 지나도 미생물 번식과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피크 왜곡을 일으키며, 이는 곧 분석 결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원인이 된다. 혼합 이동상의 경우 유기 용매 비율과 첨가제 성격에 따라 수 주에서 한 달 내외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으나, 예외적으로 TFA가 포함된 메탄올 혼합물은 에스터화 반응 가능성 때문에 2주 이내 사용을 권장한다.
이러한 기간은 단순히 경험적으로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 결과의 일관성과 분석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다. 따라서 실험실에서는 단순히 보관 기간을 지킨다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장기 보관이 분석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새로 제조한 이동상과 일정 기간 보관한 이동상을 비교 분석하여 결과가 통계적으로 동등함을 보여주는 것은, 곧 유효 기간 설정의 과학적 근거가 된다. 이는 밸리데이션 과정의 일환이며, SOP 개정과 감사 대응의 중요한 기반 자료가 된다.
또한 규제기관의 감사에서는 이동상 보관 정책의 논리적 근거를 질문받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SOP에 2주라고 적혀 있다”는 답변은 부족하다. 왜 2주인지, 어떤 위험 요소를 고려했는지, 장기간 사용 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어떻게 방지하는지, 이러한 사항을 검증한 데이터가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실험실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문서화하고 있는지가 곧 품질관리 시스템의 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운영적 관점에서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 유효 기간이 짧은 이동상은 소량을 주기적으로 제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신선한 용액 사용을 보장하면서도 불필요한 폐기를 줄여 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이동상 제조 및 보관 과정에서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 관리, 적절한 용기 선택, 그리고 사용 전 필터링 같은 절차는 장기적으로 데이터 품질을 보증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더 나아가 이동상 보관 문제는 일탈 관리 체계와도 직결된다. 만약 유효 기간이 지난 이동상을 사용해 비정상적인 피크가 발생했다면, 단순히 규정 위반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원인 분석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SOP가 충분히 명확했는지, 교육이 적절했는지, 보관 환경에 허점은 없었는지, 이러한 질문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그 경험을 다시 교육과 절차에 반영하는 것이 품질관리의 본질이다.
결국 HPLC 이동상 보관에 대한 전문적 관점은 보관 기간 자체보다는 그 기간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 체계적인 검증, 투명한 문서화, 그리고 데비에이션을 성장 기회로 전환하는 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히 실험실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제약 품질관리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과 견고함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최종 목적에 기여한다.
2025.06.03 - [COFFEEPHARM QCLAB ] - About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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