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LC 분석 초기에 베이스라인에 노이즈가 크게 발생하는 원인

HPLC 분석 초기에 베이스라인에 노이즈가 크게 발생하는 것은 실제 실험자들이 자주 마주하는 상황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층위에서 원인을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시료 주입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생기는 물리적 신호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시스템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이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크로마토그램의 첫 구간을 흔들리게 만든다.

HPLC 노이즈

주입 과정에서 생기는 영향은 주사기의 동작과 밀접하다. 샘플이 루프를 통해 주입될 때, 주사기 내부의 용매와 컬럼에 흘려 보내는 이동상이 순간적으로 섞이면서 압력과 조성이 흔들린다. 특히 시료 용매가 이동상과 다른 성질을 가질 경우에는 굴절률이나 흡광도 차이로 인해 뚜렷한 신호가 발생하는데, 이를 흔히 주사 피크 혹은 용매 피크라고 부른다. 이 신호는 분석하고자 하는 실제 성분 피크와는 별개이지만, 첫 1분 정도의 베이스라인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고감도 조건에서는 이 작은 변화도 노이즈로 크게 확대되어 나타난다.

이와 동시에 시스템 평형 상태의 미흡함도 중요한 요인이다. 새로운 컬럼을 장착하거나 이동상을 교체한 직후에는 정지상이 아직 완전히 포화되지 않아 흡착과 탈착이 일정하지 않다. 이 상태에서 시료가 들어오면 베이스라인이 안정되지 못하고 요동친다. 역상 컬럼의 경우 보통 최소 10~20 컬럼 볼륨에 해당하는 이동상을 흘려주어야 안정된 상태에 이르며, 이온쌍 시약과 같은 특수한 이동상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분석 시작 전 충분한 평형 과정이 필수적이다.

온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컬럼 오븐이나 검출기 셀의 온도가 완전히 고정되지 않은 초기에는 외부 환경과 내부 장치의 열 변동이 베이스라인에 영향을 준다. 미세한 온도 차이만으로도 검출기의 감도가 흔들리며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 시스템이 목표 온도에 도달하고 일정하게 유지될 때까지는 이러한 불안정성이 불가피하다.

또 하나의 원인은 기포이다. 이동상에 녹아 있던 공기가 검출기 셀까지 들어가면 빛의 굴절을 방해하거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스파이크 형태의 노이즈를 남긴다. 초기 시동 시점이나 용매가 거의 바닥났을 때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난다. 인라인 탈기 장치가 대부분의 장비에 포함되어 있지만, 완벽한 제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석자는 항상 용매 준비 단계에서 기포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펌프의 안정성 문제도 있다. HPLC 펌프는 원리상 왕복 운동을 하기 때문에 미세한 맥동이 발생한다. 장비가 완전히 안정화되지 않은 초반에는 이 맥동이 규칙적으로 제어되지 않아 베이스라인에 작은 진동을 남긴다. 일정 시간이 지나 펌프가 정상 리듬을 찾으면 이러한 노이즈는 점차 줄어든다.

결국 분석 초반의 베이스라인 노이즈는 주입 과정에서 생기는 순간적 변화와 시스템 전체의 안정화 과정이 겹쳐 나타나는 복합적 현상이다. 실험자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첫 1분 정도의 데이터는 정량과 정성 분석에 활용하지 않고, 안정화된 이후의 구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평형 시간을 확보하고, 고순도의 용매를 사용하며, 탈기 상태와 펌프 작동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준비된 조건에서만 베이스라인은 차분하게 안정되며, 신뢰할 수 있는 크로마토그램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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